훌쩍.. 行

어느 장소에 나를 두어도 편안한 여행지.. 청산도

보현섬 2013. 11. 22. 09:46

 

 

 

 

더 갈 것인가 말 것인가..

이렇게 멀리로 내려와 지척에 두고 발길 않는 다는것은

여행자의 예의가 아니라는 어거지 결론을 내려

일박 더 하겠다 다짐하며 해남에서 완도항으로.. 11월 7일 여행지.. 청산도로

 

 

 여행다니려면 봄에 다니라는 말이 괜히 있겠어..오후 5시에서 반만 넘어가면 해넘이가 시작되는 늦가을미련 떨어 도착한 완도항에서.. 청산도 막배가 5시 20분이라는 소리를 듣고 발길 돌려돌아서잠도 아닌 어정쩡한 시각임을 알아 서둘러 관광안내소에서 받아든 민박집 전화를 찾아 꾹꾹 눌러대던 때..

 

완도항을 떠나오며..

 

50여분 만에 도착한 청산도 항구엔 이미 밤이 찾아와 있었고

휘황한 불빛들로 장관을 이룬 멸치잡이 어선들을 보자마자 황급히 꺼내든 폰으로 찰칵~

 

청산항에 닿으면서 시장 어귀로 접어들어 찾아든 섬마을 식당..

고봉 밥에 구수한 된장국 먹기 좋게 간간 짭쪼롬한 각종 반찬들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조기 고유의 맛을 내던 생선 일품..

시장이 반찬이 아니라 조미료 투성이 반찬이 아니더라는 말

 

 

 

담쟁이가 발톱을 곧추세워 악착떨어 생명력을 이어가고 호박이.. 박들이 넝쿨져 열리던.. 

기억에서  아스라히 멀어진 유년시절을 돌이켜 보게 하는

돌담길 민박집에서 곤하게 잠에 들었다  일어나 돌아 나오며 본 동네 돌담길..

 

캄캄한 밤길을 민박집 아주머니 뒤를 따라 걸을 때는 못보던

청산도의 풍경.. 바다를 인접한 마을

 

느림의 종을 뎅그랑 소리나게 울려놓고 헷쭉~^^

 

 

느림을 상징해 지어진 달팽이 모양의 화장실

극심한 갈수기에 놓인 섬임을 입증하던 화장실..

 

 슬로시티 1호 서편제길 가는 초입 길이라 불러야 할까?!

 

당리 머릿돌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시작되는 서편제길

 

당리 머릿돌 맞은켠 집 벽에 그려진 서편제 영화의 한 장면..

 

슬로시티길 중 제일 첫번째로 걷게된 서편제 길

 

잡다한 일상의 혼탁함을 잊게 하고 잡념이 비집고들 틈없이 

쉬엄쉬엄 절로 걷게 만들던 흙길이 좋던 서편제길..

 

윗 사진 귀퉁이로 보이는 초가 주막 전면..

 

주막 앞마당에서 내려다 본 평화롭기 그지 없는 풍경

 

농사에 도움이 될 방풍림을 싶었다는데

강한 녀석들만 살아 남아 듬성듬성.. 그래도 그림이 좋다는..^^

 

 

시간의 흐름을 전혀 눈치챌 수 없게 만드는 길.. 마을..여기 어디쯤이었을지.. 유봉 송화 동호가 배고픔도 잊은채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노닐던.. 

 

돌담으로 사용된 돌들이 이 길에 누워 있었더란 말이지.. 

차곡차곡 쌓인 돌들을 보자니 한켜한켜 쌓으며 내쉬던 농민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듯..

 

 

이왕 소개 하는바에야 찬찬히 담아보자고..

 

 

 

 

 

 

 

 

청산도 구들장 논은 물과 인접한 산비탈에 마치 구들장을 놓듯

돌을 쌓아 바닥을 만든뒤 그 위에 다시 흙을 부어 논을 일군 것으로

자투리 땅도 늘리지 않았던청산도 사람들의 지혜로운 생활 방식을 보여 준다

 

직선길이 아니어 좋고 포장된 길이 아니어서 좋았던..

 

봄이었더면 노오란 유채꽃이 지천이라 아름다움에 황홀했겠지만

늦가을의 쓸쓸함을 배가 시키고 있던 길..

 

세월 아무리 변해도 당시의 주인공들은 그대로 있는 드라마 촬영지

 

대문이 열리면 관광객 방문을 허용하는 것이라기에..

 

저기 사랑길을 걸으면 소원해진 연인의 사랑도 다시 이어 준다는 전설이 있다고..

 

칼바위인지 공룡알 바위였는지.. 일몰 명소라 들었던지?!

이리저리 돌아보느라 헷갈렸지만 분명한 것은 풍광에 매료되 담았을 것이라는..

 

 국화향기 그윽한 국화길.. 정자에 앉아 내려다 보는 남해 바다라니..

 

마을 어디를 가도 껑충하니 키 높은 아파트가 뵈지 않아 시야가 편안하던..

 

남해 가천 다랭이 마을만 있다더냐 청산도 다랭이마을도 있더란다

섬이라서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했던 척박함과 곤궁을 벗어나려는 

   선대 주민들의 눈물겨운 몸짓들이 읽혀지더라는.. 

 

 

 

그 옛날 청산도는 어떠했을까 지금에서 얼마 벗어나 있지 않았으리라 짐작만으로..

 

 

 

 

 

 

 

가파른 곳이라 숨차게 오르던 범바위

 

범바위로 올라 전망대로 내려 가는 길을 이어 담아 보며..

 

전망대 앞에 놓인 느림 우체통..

 

관리자는 이 안내문을 돌아 보고 있는 것인지..뜯겨나간 안내문을 갈아주지 않고스리..

 

듬뿍 받아온 공기 비타민 산소 음이온 기운 ^^

 

범바위 전망대 앞쪽에서..

 

아무곳에 앉아도 오랜시간 머무름을 하게되던..

 

해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표정을 짓던 청산도 바다

 

 

 

 

 

수심이 얕아 여름이면 가족단위 피서객들로 붐빈다는 해송과 모래사장이 일품인 청송해수욕장 ..

 

 

 

갯벌이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모래사장이 숨쉬고 있더라는..'이시카와 다쿠보쿠'가 찾았던 백사장이 이러했더면한마리의 게와 놀던때 보다 외로움도 덜 했을것인데..

 

청산도에서 나오는 배를 뒤로 마음은 이미 집에 당도..

항구를 벗어나 완도 터미널로.. 버스를 갈아 타고 갈아탈 생각에 휴~

 

 

...

 

 

힐링 힐링 하지만 정작 쉼 할 곳은 손가락 몇 안됨을 아는자 떠나라 청산도로..봄의 청산도가 화려함으로 좋다면 늦가을 청산도는 정제된 아름다뭄이 있으리니

 

세월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놓은 듯한 풍경들에 나를 두어 둘 수 있는 곳 눈길 주는 곳마다 자연 그대로의 형태가 편안함을 주니 좋고 잡다한 소음 없고 공기는 달고 무엇보다 염치없이 설곳 안설곳 가리지않는 아파트건물이 없어 좋다혼자 떠나든 둘이 떠나든..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은 청산도

 

예정에 없던 행선지를 두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 어쩌겠어 여기까지 왔는데 가자.. 맘먹고 찾은슬로시티길.. 총11코스 중 절반은 돌아 보았을지.. 속속들이 돌아 보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 기회로 미루자 다닌 사람은 분명 나인데 어디어디 다녀온거야 꿈 같은 이박 삼일간의 여정을 끝으로  삼년전에 이은 두번째 남해 여행을 마감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