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에 ..

아산 현충사에서 매화를 품에 담다.. 雨中에도 고고한 자태를 잃지 않던..

보현섬 2024. 3. 20. 14:46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도 매화는 고고함과 향기를 잃지 않더라

만개를 한 백매 아래로 각기 다른 항아리들 자태가

비에 젖어 묵직한 색감으로 

제자리가 이곳이라고 확신을 주려는 듯 중심을 잡고 있네

 

흩뿌리는 비속에서도 절정을 이루는 백매에 취하고

넋을 놓고 보다가 카메라를 붙안고 매달리기를..

지금의 시간을 지나면 향기와 고고한 자태는 가뭇없이 잃어질 테니

  누릴 수 있을 때 행복을 만끽하라는 듯 발길을 붙잡는다

 

달콤하니 찬연한 미소를 머금고 날 보러 오세요 유혹하는 홍매

 춘정을 이기지 못해 달려 나온 이들에게

살포시 지나는 봄을 잠시나마 그대들의 것으로 붙잡아 보란다

 

듬직한 나무등걸 위로 연심을 방울방울 달고 야릇한 웃음 흘리는

홍매 송이만큼 많은 진사님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

어찌할 도리 없이 함께 담아 본다

 

창호지 문살 앞에 홍매를 친근하게 붙여 주고

이윽히 바라보니 혼자서는 한껏 흐뭇하고

 

꽃은 뭉개졌지만 힘차게 뻗어 올린 홍매 나무도 담아본다

 

관내로 들어가는 문과 함께 담아보면서

 

빗망울을 담으려는데 찰나로 맺히고 떨어지는 통에

에효 부족한 내공이여

 

연지 고은 새색씨 닮은 홍매 비에 젖어 색감이 깊고

 

방향을 틀어서 한가득 담아보는 홍매

 

산수유 노란 꽃술을 담자하니 빗방울이 맺히고 떨어지기를

이윽히 바라보다 카메라를 들어 찰칵

 

처마 끝자락에 걸쳐진 산수유가 빛을 발하고

곁들여진 운무가 보기에 좋더라

 

노랑 꽃등을 내어건 듯이

깜 물 깜 물 점멸등처럼 번갈아 켜지다 꺼지고 ~^

 

 

담장 너머로 훔쳐 보다니 산수유 꽃망울들이 바람에 

흩어지고 모이며 부산을 떨더라니

 

작은 창문이 열리면 와와 백매 향기가 일시에 몰려갈까

불현듯 작은 창을 열어 보고 싶더라니

 

여기요 여기예요 손 내밀어 인연을 부르는 백매

 

너도 그곳에 있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담아준다

 

 

 

비에 젖은 기와지붕과 노란 산수유 조화가 이렇게 좋을수가

 

현충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던 백매와 항아리가 있던 곳

 

충남 아산시 염치읍 현충사길 126

지번 염치읍 백알미 298-1

영업시간 09:00~18:00

입장시간~17:00

 

 

 

 

 

매화를 담으려고 지인이 네 번째의 방문을 이어 갔었니라던 아산 현충사

더 늦기 전에 나도 가봐야지 가봐야지 벼르기만 하다가 마음을 다잡아 나섰다

웬걸 잔뜩 흐린 하늘과 비소식에 바람까지 삼박자를 갖춘

꽃샘추위가 다시 생각해 보란다

갈까 말까 망설일 때는 가보라며.. 어쩌나를 이겨내고 버스터미널로..

 

부슬부슬 비가 내림에도 작은 매화나무 앞으로 진사님들이 진을 치고 있음에 흠

몇 군데 옮겨 다니면서 어찌어찌 담다가 넋을 놓고 보다가  

사진을 담자하니 안 왔더라면 어쩔 뻔했냐며 회심의 미소를 짓던 때

드넓기도 하고 신성한 장소니만큼 발 들인 참에 고루고루 다녔어야 했겠으나

춥고 을씨년스러운 날씨로 다음 기회로 미루며 꽃만 담아 오기를

 

줄이고 빼는 버릇을 길들여야 하는데

아깝고 애틋해서 실천이 안 된다 올해 보았는데

내년에 또 볼 수 있다는 기약도 없고 보니 욕심껏 담아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