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찾아 나서리라
탯줄 묻힌 그 곳을 가리라.. 고
생의 구비 돌고 돌아.. 머리에 흰 서리 이고 찾아든.. 그 곳
차라리 상동 매표소가 어울리지 싶었다
버스 터미널이라 이름 붙임이 민망할 정도의 큰 버스부 간판
좋게보면 어르신들 눈에 잘 뜨이라는 서비스 차원일지..?
물빛은 고왔으나 살아 있는 물이라 할 수 없던..
호시절엔 인구 삼 만여명을 품어 안던 곳이라 했다
함몰된 부분처럼 주거지는 이미
空洞현상을 이루고..
스러져가는 건물 옆으로 희망의 새싹들이 움직이고 있었으니..
건물 규모로 보아 오래전 많은 어린이들의 활기찬 움직임이 있었던 학교였을 듯..
학교 앞 문방구 명맥을 유지하며 남아 있던..
마치 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한 거리..
자그마한 성당이 있었다
구원과 베품은 무엇인가를.. 묻고 싶었던..
늦된 해바라기꽃이 말갛게 웃음띠던..
풍경이라 말하기엔 절로 눈물 어리던.. 질펀한 삶의 흔적
과꽃이.. 붉은 과꽃이.. 너무 붉어.. 고와서 서러웠던..
"아저씨 초크 좀 주세요.. 저녁 내기 거든요.. 이겨야지요 하하하"
"네네 2번 테이블 곰탕 십인분이요오~"
왁자지껄.. 언제 외쳐보고 들어본 소리들이었을지..
누구라 저 이정표를 유심히 볼 것인가
한때는 융성함이 있었음을 알려주려는듯.. 화려한 화강암으로 장식된 공원의 계단
"너 네 살 먹던 해 그곳을 떠나왔단다 꼴뚜바우가 얼마나 늘름한지를 네 눈으로 봐야는디"
귀에 따당구 앉도록 들어왔던.. 그 꼴두바우..
조선시대 송강 정철 선생이 우연히 이곳을 지나가다
꼴두바위를 보고 큰절을 올리며
이 큰 바위로 인하여 이곳 첩첩산골에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될 것이라고 예언 했다 함
하늘이 열리고 용마가 울고.. 나라를 구할 장수가 태어 났다고..
차라리 그런 전설이 있었더라면..
설화 속의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왜 밥에 얽힌 얘기가 많은지..
여름이 가고 있는지.. 가을이 오고 있는지..
돌더미는 무엇을 이르는가.. 속 깊숙히 파먹을대로 파먹어
텅 비어버린 산 속에서 쏟아져 나오던 폐수..
퇴락하였어도 어엿한 번짓수를 달고 섯던 건물
야근하는 사람들의 분주한 발길.. 까마득 높은 산등성이로 밤마다 별처럼 빛났을 전등불은
내 눈속에서 반짝이던 눈물이 그려낸 그림일뿐
더이상 빛을 전달 할 수 없는 전신주가 마치 십자가를 짊어 진양으로..
이르게핀 으악새가 지켜주던 건물..
벼르기만 하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찾아서 갔다.. 윙윙 내 귀에만 들리던 기계 돌아가던 소리.. 바람의 혼이었을지
셔터가 멈추어진 시점이 언제 였는지.. 바람만이 휑휑하던..
내려와 땅에 닿고 싶기를 얼마나 갈망했었을까.. 내일을 위한 열림을 위해서..
무쇠가 삭아 내렸다.. 네 세월과 내 세월의 흔적이려니..
오랜동안 인적이 끊긴.. 폐허를 이룬 공장을 뒤로
노오란 금잔화와 노란 건물이 약속이나 하듯 마주 보며 빈 거리를 지키던..
"엉덩이를 디리밀 자리만 있어도 그곳에 방을 들일만큼.. 그렇게 사람이 북적였느리라"
"운좋게 집이라고 얻은 곳이 얼마나 가파르고 좁은 마당이었는지.. 태어나 돐을 한참 지나고도 너는 걸음을 띠지 못했었다"
"지금 고층 아파트는 유도 아니다 그 높은 산 꼭대기까지 집을 짓고 살았으니..골골이 사람이 넘쳐 났어야~.."
"색시집엔 색시들이 넘쳐나고.. 성깔 사나운 마누라들은 오입질 일삼는 서방들 뒤 쫒느라
하루가 멀어라커니 이집 저집 쌈질도 엄청 잦았더니라..
"상관의 비리를 참고 보다.. 깐깐한 성미를 죽이지 못해.. 옳지 않다 이실직고 하기를 수차레..
종당엔 상관과 대판 싸우고 사직서를 내고 말았지 뭐냐"
"전기과장직을 그만둔 후 노름에 빠져 살던 느이 아버지가 밤마다 포대 자루로 돈을 들고오는데
수를 헤아리기 싫어 벽장에 쳐 넣기 일쑤였다
돈이고 뭐고 어찌나 겁이 나던지 저러다 사람 버릴까 싶어 매일 간을 조리고 살았어야......."
깎아 지른듯 한 곳에 있었다던 집들은 온데간데 없고 산은 온통
푸르른 나무들로 무성했다
두 돐이 지나도록 아장걸음을 해야 했다니
걸음 늦은 아기의 눈에 비친 아랫녘 길은 또 얼마나 아득해 보였을까
산이 깊었으니 일찍 해가 떨어졌을 것이고
산 기슭 해넘이 따라 집집이 모락모락 피워 올렸을 저녁 연기 뒤로 웃음꽃 피우던 그사람들은
어디로 뿔뿔히 흩어져 살고 있을까
나라를 먹여 살렸대도 과언 아니게 펑펑 쏟아내던 중석광산......
강아지도 큰 지전을 물고 다니던 그런 호황시절이 있었던 곳이라 했다
마땅히 점심 먹을 곳이 없었다
(유일하게 있던 두 곳의 식당 중 한 곳은 맛춤 손님외의 음식이 없다했고..
한 곳은 휴일이라 문을 닫았다고 했다)
늘 들고 다니는 두유 한 팩과 견과류로 썰렁한 버스부 의자에 앉아 배를 채웠어도 아지 못 할 포만감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마주한 아주머니의 전언에 이르면 얼마전 문을 연 철광석 회사가 인력 모집하느라 바쁘다며
일 할 사람 있거들랑 이리로 보내라는 얘기를 들었고보면
골드러쉬를 이룰 날 또한 머잖았으리
왕자님의 단 한번 입맞춤으로 백년동안 잠자던 공주가 깨어나듯이..
송강 정철 선생의 예언이 다시 한번 큰 기지개를 펴.. 제 2의 전성기를 불러 올지도 모를일
사내들의 우렁찬 소리가 거리를 메우고 아이들 웃음이 끊이지 않기를.. 부디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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