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꽃만 보자하고 떠난 길이었을까요
꽃을 핑계삼아 고즈넉한 섬의 풍경에 나를 넣어 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터
길 떠날 채비를 할 때마다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뒤섞임이 마치 늦봄의 아지랭이 처럼 일렁거립니다
아른아른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여 잠재우며 괜찮아 다 잘될거야..
스스로에게 주문걸며 떠나는 섬만의 풍도의 여정
대부도선착장으로 향하는 길에 커다란 풍향계가 줄지어 서 있군요
저곳으로 들어가 배가 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예정대로라면 1시간 20분이 걸려야 하건만
두시간이 다되어서야 도착한 풍도 부두 일부랍니다
도착하자마자 굴이 듬뿍 들어간 미역국으로 이른 점심을 먹고..
든든하게 배도 채웠겠다..
야생화를 찾아 길을 나섭니다평지를 벗어 나면서 만나지는 등대..
파도가 밀려 오면서 검푸른 바다의 얼굴색이 여릿여릿 순하게 바뀜을 보네요
작은 섬이니만큼 길이 여간 가파른 것이 아니더라구요
스틱을 갖고 오길 잘 했네' 혼자 소리를 하면서 천천히 걷습니다
앞만 보며 걷다보면 아름다운 섬의 풍경을 놓칠새라 뒷걸음질로..
마을의 수호신이듯 해묵은 우람한 은행나무가 섯네요
옹기종기 모여 풍도 마을을 구성한 정경 입니다
유독 한눈에 들어오는 빨간 지붕.. 바다를 닮은 파란 지붕들이 조화를 이룹니다
도시에서 흔히 접하는 경적 소리 하나 없는
그야말로고즈넉한 풍경에 취해 마냥 바라 봅니다.. 1박의 여유이지요 ^^
시간이 어찌 흘러 가는지도 모른채
꽃을 찾아 헤메이다.. 한낮의 햇살이 비껴가고
그느르해지는 주변을 보고서야 내달려 숙소로 내려와
저녁상을 받고오늘의 잡다한 행장을 풀어 놓습니다
방문을 열면 바로 앞이 바다..
갈매기들이 날개를 접고 바다위에 동동..
이 좋은 곳에 와서 티비와 벗 삼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싶어
꽃 찾아 다니느라 피곤한 몸을 달래며 나섭니다
금시로 어둠이 내리고 누군가의 집에 밝혀지는 외등과
등대의 불빛들이 홀로인 여행자의 마음을 조금은 쓸쓸하게 만듭니다
우렁우렁 힘찬 외침이 들려 돌아보니
해양경찰 훈련이 있는지?!
한참을 그들이 움직임을 쫒아 보네요
청아한 새소리에 눈을 뜨고.. 밖을 나와보니
작은새가 나무에서 울고 있더라구요넌 누구니?!..
바다 멀리로 빛무리가 보입니다 어제 못다 본
꿩의바람꽃을 한번 더 만나겠다고
일찍 서둘러 산으로 올랐구요
12시 50분 출항하는 배 시간에 맟추느라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우럭매운탕이 나왔더군요
숙소를 나오던 길에 만난 녀석입니다
눈 색깔이 짝짝이인데 어찌나 멋스럽던지 담아보네요ㅎ
변산바람꽃에 바람 맞은 이후.. 심한 꽃 앓이를 했어랬습니다가야지.. 어디를 가든지 만나야지만 이 花병을 잠재운다는 일념 하나로 나섰지요^^높은 산을 헤메이자니 체력이 딸리고 고르고 골라 택한 풍도그러나 결코 만만하지많은 않은 고갯길들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할 겁니다
풍도바람꽃이 귀하다구요?! 풍도는 지금 꽃들이 흐드러지다 못해.. 지며 피며 난리도 아니랍니다 복수초는.. 민들레 꽃이 퍼지듯 지천이다 못해 노란 경끼를 일으키는 지경이구요꿩의바람꽃 노루귀는 지금부터 시작해 얼마 안가 점차 절정에 이를 것이라 믿습니다
야생화가 고프신 분들.. 정적 속에 나를 두어 두고 싶은 분들은 한번쯤 다녀 오십시요1박을 해야 풍도의 민낯을 제대로 볼 수 있고배편 또한 오며가며를 하루씩 밖에 허락지 않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어느 누군가는 이곳의 풍경을 일컬어 '풍도는 지금 천상의 화원' 이라 명하던걸요야생화란 본디 조금치는 귀해야 제맛인것을.. 헤메이며 돌다보니 그런 허접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아니요 풍도는 분명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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