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막 깨어날 무렵이었더면 물안개와 산안개를 좀 더 볼 수 있었으련만
먼 길 달려온 여정의 피곤함이 겨우 허락하는 시간에 일어나고 보니
늦은 아침이 되고 말았다 이나마 볼 수 있었던 산안개가 어디겠냐며
위안 아닌 위안을 삼으며 마주한 주천강의 산하는 눈물 나게 아름다웠음에
여운을 남기며 사라지기 직전의 산안개
투명하니 맑은 주천강 물 섶다리는 누구든지 아무나 걸어도
드라마틱한 장면이 연출되려니
신록의 계절 절경을 한눈에 보여주는 곳
강을 건너기 전 섶다리와 건너편 나무숲 배열이 현실이 아닌 그림만 같다
모텔캘리포니아 드라마 주인공들이 앉았던 장소라는데
자그마한 카페 문은 굳게 닫혀 있어서 아쉬움이 남더라는
붉은토끼풀이 지천으로 피어 있고
연둣빛에서 진록색으로 갈아타려는 수목 우거진 소롯길에서
우리도 인생드라마 한컷 남겨보자며 ㅎ
관광객들로 붐비지 않은 한적한 시간을 양껏 누려도
떠나고 싶지 않던 주천 섶다리 마을
주일에 공연이 있었나 보다 분주하게 무대 뒤처리를 하시는 분도 보이고
이제 막 문을 연 듯한 간이 분식점이 실내 불을 밝히더라는
글머리 제목에 적었듯이 떠나면서 다시 되가고 싶어지는 곳 영월 동강
투명하니 맑은 물빛 중앙으로 곱디 고은 옥색물빛이 처연하게 찬연한데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밀밭은 작은 바람만 불어도
서로 부대끼며 소스스스 울어 댄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밀밭의 어지러운 율동이 멈추는즈음
바람이 잠시 멈추면 넓은 밀밭에 평온이 깃들고
우연찮게 실려진 어린 여자 아이의 맑고 높은 웃음소리가
동강 물빛을 닮아 있었다
드넓은 밀밭 어디였더라
뜬금없이 떡하니 솟아 있던 문 하나
밀밭을 베고 나면 붉은 메밀이 심어진다는데 가을쯤 오면 볼 수 있으려는지
다시 주천섶다리에 대해 남겨보면서
고즈넉함은 덤 한참을 바라 보아도 그림이 되겠다
섶다리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 주려는 듯
섶다리를 건너기 전에 전시된 곳을 보다
섶다리주소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 1539-31
동강은 여러 번 들렸었는데 주천섶다리는 올해 처음 보았다
이른 아침에서 빗겨 서는 시간이었으나 산안개가 남아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럽던지
몇 번을 들려도 좋은 동강 주천강 그에 보태어진 섶다리
올 휴가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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