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걸쳐 비가 내린다는 예보인데 정해진 산행이니 출발해 봅시다"
" 비가 많이는 오지 않을거라던디 가고 봅시다요"
"비 맞으면 어떠리 그도 추억인디"
11월 산행이 있는날 김장들을 마치고 심신을 풀어 보자고 맘 먹었을 회원들
버스 기사의 반갑지 않은 비 얘기로 웅성거리기 시작하고..
우비에 우산에.. 나름 무장을 하고 종종음쳐 구담봉을 향해서..
어느만큼 올랐을까 분명히 서로 다는 종인데 함께 엉켜 자라고 있었다
연리지는 아니고 이럴땐 무어라 일러야 할까..
나무 계단을 오르고..
깍수배기 급 경사 길을 내려 가고..
많지 않은 비에 촉촉히 젖어든 산길이 그렇게 정감이 갈 수 없더라는
오랜세월을 견디었을..
나무의 뼈대가 드러나 있던 길을 지나고..
구담봉 중간턱쯤 올랐을까
모두들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진 동호회에서 출사를 나온듯 했다
우리처럼 어지간히 날씨 운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날씨가 좋았더면 적으나마 남아 있는 단풍들로
그런대로 운치 있었을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건너편 구름을 담겠다고 앞으로 앞으로
아래로는 벼랑길인데..
높이를 가늠키 어렵게 산허리를 바짝 휘감아 돌던 안개
희미한 사이로 산행 동료를 태웠지 싶을 유람선이 지나고 있었다
가랑비는 계속 내리고 건너편 구담봉 정상을 바라보니
도저히 갈 수 있는 길이 아닐듯 싶어 포기하고
중간지점에서 사진담기 여념없을때
철계단을 오르려니 무서워 엄두가 안난다며 사진만 담는다며
친구가 전송해온 사진을 끝으로 하산..
선착장 바로 위
조망대에 진열된 제천 9경 걸개사진들..
개인 요트 선박장인지?!
물살을 가르면 떠나는 유람선을 스싯~..
옥순대교를 지났다는 재영씨의 톡을 받은지 얼마나 됐을까
하얀 유람선이 선착장을 향해 들어오고..
올갱이 국을 점심으로 먹었건만 모두들 배고픈 참에
먹기 바빠 사진이고 뭐고 담은 것이 없었으니.. ㅉ
일행을 놓치고 혼자 궁글르듯 내려 오면서
고래고래 친구 이름을 부르고
"내 스틱을 갖고 내려 가면 어쩌자는거야 나만 남겨두고 잉잉"
사람이 없기 망정이지 누가 섬 뒤를 따라 왔더라면 박장대소를 할 노릇이었다
길이 어긋나 먼저 내려간 친구가 혹여 섬이 미끄러지기라도 할까 싶어
발을 동동 구르며 되오르는 촌극을 빚기도 했던 ㅎㅎ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다녀와 하루 쉬고
산악회를 따라 나섰더니 노곤한게 아니라 물먹은 솜이불 꼴..
힘들게 누가 다녀오라했을꼬.. 일 하라고 했어봐라 나섰을까ㅎㅎ
안개와 비로 젖은 산행 나름 운치있고 재미있었던..
두고두고 추억에 남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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