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行

..그럼에도 충분히 아름다웠던 외씨 버선길..

보현섬 2012. 11. 2. 00:00

 

 

 

 

 

내친김에 서방질 한다꼬.. ㅎㅎ한번 속지 두번 속으랴

다시 날잡아 나선길..얼마나 이쁘길래 외씨버선길이래?!

외씨버선.. 1 볼이 좁아 모양이 갸름한 버선     2 날렵해서 맵씨가 난다

나 말고도 많은 이들이 억수로 다녀갔을 이 곳

걷는 중에도 관광버스는 연신 지나치고..

김삿갓 묘역 맞은켠에 놓인..생솔가지를 툭툭쳐서 엮고..

위는 흙으로 덮어 만든 섶다리..

김삿갓 혼백이 깃든 사당

김삿갓 두상과 복숭아..오래전 두루 돌아본 곳인지라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채 사진만 찰칵 

다섯 손가락 짝짝벌린 색 고은 단풍들..

중년의 여인이던 식당 주인은 어느새 할머니가 되어있었으니.. 

김장.. 배추 절이기에 한창이던 마당금강산도 식후경이라잖든..

서둘러 나서느라 아침도 거른 배를 든든히 채우려고..산촌두부백반을 먹으러 들어간 곳

계곡 윗쪽에 자리한 팬션으로 오르는계단도 보이고..

시인 조지훈님의 싯귀에도 들어있을만큼 아름답다는 외씨버선길..

앙상한 나뭇가지에 이정표 구실을 하던 리본..

울울창창 소나무 숲길

그야말로 아름답기 그지없는 외씨버선 길

두사람이 절대로 걸을 수 없는 외씨버선길

봄 여름 녹음 우거진 길이면 어땠을까.. 하고

이끼로 덮여진 소나무에 핀 버섯을 뒤로..

왠만큼 여유로운 길이 나서고.. 편히 발뻣고 누운 나무 그림자 ㅎ

길이 아니다 싶어지면 어김없이 나타나던.. 이정표.. 리본

 낙엽에 발은 푹푹 빠지며..

이게 왠 횡재야? 싶게 넓은 길이 보이더니..

가파른 오르막길.. 주루룩 낙엽에 미끌어져가며 오르기를..

해는 뉘엿뉘엿.. 대체 어디로 발길을 두어야 할 지.. ㅜ

다시 이어지는 물길따라  한참을 걷자니

갑자기 무서워져 강을 살피며 걷던 중 만나진 바위길을 보고 건너기로..

길의 반쯤 걸었을까 아직 멀기만한 길

기어오르다싶이 엉금엉금 ㅎㅎ

드디어 차도로 오르다.. 

빤히 바라다보면서도 걷지 못한 길이라

그런가내려다보니 더욱 아름답게만 보이던 길..

오래전 식수대 였는지?!..

동백이 진자리 이보다 처연할손가 단풍이 몸져 누운자리..

 

 

 

 

 

 

 

모르고 걷는 길은 왜 그리 아득하게만 느껴지는지4시간여 걸쳐 놓여 있다는 외씨 버선길을 두시간 족히 걷다와락 무섬증이 일어 중도 포기 징검다리 삼아 개울의 돌을 밟고 차도로 올라되짚어 초입길로 내려 가기까지이 무슨 고생이람 싶어짐에 힝힝 콧물 눈물 흘리며 걷던 길

 

그러게 왜 나섰어 왜에~???

단풍길이 이어졌다면 즐거운 마음이었을까

바스락 바스락 와사삭~ 부서지는 낙엽처럼 한없이 무너져 내리던 마음

앙상한 뼈마디처럼 나뭇가지만 남아있던 끝간데 없이 조붓하게 이어지던길 ..그럼에도 외씨버선길은 충분히 아름다웠고 그리고.. 조금은 슬펐고..누가 시켰으면 원망이나하지 11월 2일 눈물의 외씨 버선길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