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의 글방 5

戀歌

戀歌 김 보 현 끝내 시원히 부르지 못한 노래 하 나 버리려 바다를 찾던 날 출렁이던 물길 간 곳 없고 거친 갯벌 속 살 드러낸 채 돌아올 물때 꿈꾸고 있을 뿐 전라로 뒹구는 빈고동 허기진 가슴으로 먼데 파도 소리 귀 기울일 때 너를 향해 부르는 내 노래는 궁 구르듯 달려와 엎치고 겹치어 하얀 포말로 슬어져만 가네 이생의 緣이 아니라면 어느 한 생에 만나 지려 한 시도 머무름 없이 비껴 가는지 억만 겁 스쳐야 인연 이어지려나 살을 에는 바람이어도 좋으니 한 순간이라도 내 곁에 머물러다오

보현의 글방 2023.02.13

그.. 봄

그.. 봄 김 보 현 매화 꽃무리 뭉게뭉게 다가와 봄! 외치고 속눈섶 사이로 감실감실 아롱지다 스러진 자리 하얀 목련이 꿈결처럼 맺히는데 언제였더라 푸르른 새볔 툭! 모가지 떨구던 붉은 동백꽃 한 점 곧추서는 어여쁨이거나, 눈물로, 더러는 지문처럼 선명하게 수직으로 솟구쳐 일렁이다 제풀에 지쳐 돌아 눕는 기억의 편린들 해마다 잔인하게 모지락 떨어 파행을 일삼는 그 봄.. 곱게 오면 얼마나 좋아?!

보현의 글방 2023.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