戀歌 戀歌 김 보 현 끝내 시원히 부르지 못한 노래 하 나 버리려 바다를 찾던 날 출렁이던 물길 간 곳 없고 거친 갯벌 속 살 드러낸 채 돌아올 물때 꿈꾸고 있을 뿐 전라로 뒹구는 빈고동 허기진 가슴으로 먼데 파도 소리 귀 기울일 때 너를 향해 부르는 내 노래는 궁 구르듯 달려와 엎치고 겹치어 하얀 포말로 슬어져만 가네 이생의 緣이 아니라면 어느 한 생에 만나 지려 한 시도 머무름 없이 비껴 가는지 억만 겁 스쳐야 인연 이어지려나 살을 에는 바람이어도 좋으니 한 순간이라도 내 곁에 머물러다오 보현의 글방 2023.02.13
그.. 봄 그.. 봄 김 보 현 매화 꽃무리 뭉게뭉게 다가와 봄! 외치고 속눈섶 사이로 감실감실 아롱지다 스러진 자리 하얀 목련이 꿈결처럼 맺히는데 언제였더라 푸르른 새볔 툭! 모가지 떨구던 붉은 동백꽃 한 점 곧추서는 어여쁨이거나, 눈물로, 더러는 지문처럼 선명하게 수직으로 솟구쳐 일렁이다 제풀에 지쳐 돌아 눕는 기억의 편린들 해마다 잔인하게 모지락 떨어 파행을 일삼는 그 봄.. 곱게 오면 얼마나 좋아?! 보현의 글방 2023.02.12
홍매 홍매 김보현 겨우내 안으로 삭이던 몸살기 풀어 몽싯몽싯 달싹이던 꽃술 봉긋하니 달뜬 입술 하마 열릴까 앙다무는데 호들갑 떨며 지나는 앰블런스 소리에 화들짝 놀라 벙그는 홍매 오늘을 놓친 누군가의 사위어가는 날숨으로 잦아드는가 철딱서니도 없이 서럽게 곱기만하네 보현의 글방 2023.02.12
동강할미꽃 동강할미꽃 김보현 나를 품어요 어서요 스치는 영상으로 첫 만남 이후 여릿여릿 끊임없는 속삭임으로 몽매(夢寐)이게 하더니 날이 갈수록 짙어지는 장탄식이 가슴 가득 옹이로 자리하기를.. 길이 멀다 길이 멀다 자중임도 소용없어 불현듯 나선 길 설레임 붙안고 달려가 무릎 꿇게한 그대 동강할미꽃 보현의 글방 2023.02.12